작가 데클란 파워가 쓴 자도빌 공방전이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인 자도빌 포위 작전은 특이하게도 아일랜드에서 제작한 영화이다. 약 20분간의 숨 막히는 전투 장면이 있지만 영화의 흥행을 위한 오락적인 장면은 전혀 포함하지 않은 채 UN에서 파견한 아일랜드 군인들의 처절한 사투와 개인의 욕심을 위해 희생되는 수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기 위한 연출이 매우 인상 깊다.
아프리카로 향하는 아일랜드의 군인들.
영화의 배경은 1961년 아프리카의 나라 콩고의 카탕가 지역을 배경으로 한다. 서방의 강대국들은 콩고의 풍부한 자원을 선점하기 위해 콩고 정부에 수많은 압력을 가한다. 결국 강대국의 내정간섭과 현 정부의 무능력, 이권 쟁탈을 위한 세력 갈등으로 콩고에서는 내란이 발생한다.
콩고 정부의 내란을 틈타 총베라는 인물이 카탕가 지역의 독립을 선언하며 자신이 이곳의 대통령이 되었음을 공표한다.
이를 인정하지 않았던 UN에서는 평화 유지군이라는 명목으로 아일랜드 군부대를 카탕가에 급히 파견한다.
평화 유지군으로 파견된 그들은 대부분의 병사들이 제대로 된 전투를 한 번도 치러 본 적 없는 초보 군인들이었다.
카탕가 지역에 도착한 아일랜드 군인들은 현지의 시설을 점검한다. 150명의 아일랜드 군인들이 머무를 부대의 환경은 매우 열악했다.
부대의 주변은 숨을 곳 하나 없는 평지였으며 모든 무기와 보급품들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나 사용할 법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아일랜드 군인들은 전투 경험은 없었지만 자신들이 맡은 임무에 대한 책임감으로 부대 주변에 방어를 위한 참호를 만들고 시설물을 정비했다. 특히, 평화 유지군의 대장인 패트릭 퀸란은 전쟁의 역사와 전술에 대해 방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대원들과 시내를 둘러보던 퀸란은 벨기에와 프랑스의 용병들을 마주친다. 전쟁이 임박한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용병들을 마주친 퀸란은 조만간 자신들이 전투를 치르게 될 것을 직감하고 상부에 지원을 요청한다. 하지만 대원들을 안전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에만 신경 쓰던 UN의 책임자들은 퀸란의 요청을 무시한다.
비교적 평화로운 시간이 지나가고 퀸란과 부대원들이 교회에서 예배를 보며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카탕가의 군인들과 용병들이 공격을 시작한다. 사방에서 날아오는 총탄을 피해 가며 아일랜드의 평화 유지군들은 자신의 역할을 한다. 부대의 지휘관인 퀸란은 적재적소에 군인들을 배치하여 자신들보다 10배는 많은 카탕가의 군대를 효율적으로 막아내는 데 성공한다.
적의 계락에 당해버린 평화 유지군
몇 번의 치열한 전투가 지나가고 프랑스 용병 부대의 지휘관은 평화 협상을 하기 위해 백기를 들고 퀸란에게 다가온다. 그들의 조건은 잠시 휴전을 하고 죽은 전우들의 시체를 회수하는 것이었다. 지칠 대로 지친 평화 유지군은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는 용병들의 계략이었다. 카탕가의 군인들은 앰뷸런스에서 몰래 박격포를 꺼내어 설치한다. 아일랜드 군인들이 박격포를 발견했을 때에는 이미 포탄이 발사된 후였다.
약 5일간 전투가 이어지고 병사들은 많이 지쳤지만 끝까지 부대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적이 부대 안의 물을 오염시켜 식수도 마실 수 없고 가장 중요한 탄약마저 다 떨어져 가고 있었다.
무전기를 이용해 필사적으로 지원을 요청하지만 학자 출신의 UN의 책임자인 오브라이언은 더 큰 이익을 위한 작은 희생이라며 아무 죄책감 없이 병사들을 희생시키려 한다. 아무런 지원도 해주지 않았던 UN의 부대 지휘관은 퀸란에게 마지막까지 부대를 지키라는 명령을 남긴 채 무전을 끝낸다. 마지막까지 저항하던 퀸란은 자신의 부하들이 더 이상 희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적들에게 투항하고 평화 유지군은 결국 콩고의 감옥에 수감된다.
시간이 지나고 아일랜드의 평화 유지군은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온다. 자신들을 영웅으로 대할 줄 알았던 고국에서는 성대한 환영식은 온데간데없이 UN의 지휘관이 두 명이 그들을 맞이했다. 각국의 이해관계에 의해 아일랜드 평화 유지군의 영웅적인 이야기는 모두 무시당하고 오히려 전쟁에서 항복을 한 겁쟁이들이라며 조롱을 당한다. 이 같은 사실에 분노한 퀸란은 결국 지휘관에게 주먹을 날리고 평화 유지군의 부대원들은 자신들을 살리기 위해 끝까지 노력한 퀸란에게 존경을 표한다.
결국 정의는 승리한다
젊은 청년들이 노인들의 이해관계에 얽혀 서로 죽이는 참사를 겪고, 정치적인 이유로 고국에서도 웃음거리가 되어버린 채 수십 년간 조롱의 대상이 되어버린 아일랜드 평화 유지군의 영웅적 진실은 마침내 모든 아일랜드 국민들에게 알려진다.
아일랜드의 평화 유지군은 더 이상 겁쟁이가 아닌 전 국민이 존경하는 영웅으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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