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화제가 된 영화 중 하나인 러브, 데스+로봇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언제나 색다른 영상미와 강한 여운을 남기는 다양한 에피소드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영상미를 자랑하는 에피소드 히바로의 줄거리 및 결말을 소개한다.
끝이 없는 인간들의 욕심
화려한 갑옷을 걸친 채 멋진 말을 타고 숲 속을 지나는 한 무리의 스페인 기사들과 성직자들이 보인다. 숲을 지나가며 만나는 다양한 문양이 새겨진 나무들은 기사들과 성직자들을 미지의 장소로 이끈다.
소문만 무성했던 미지의 장소에는 금과 보석으로 몸을 장식하고 있는 괴물이 살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고 기사들과 성직자들은 이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 금빛 괴물을 찾아 나선 것이었다.
마침내 금빛 괴물이 살고 있다는 호수 근처에 도착한 기사들과 성직자들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신의 가호를 빌어주며 괴물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다.
모두가 전투 준비를 하던 그때, 호수의 수면 위로 금빛 물체가 떠오른다. 금빛 물체는 괴물이 아닌 수많은 보석으로 온몸을 치장한 세이렌이었다. 모두가 넋을 잃고 세이렌을 바라보는 순간 그녀는 괴이한 소리를 내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세이렌을 바라보던 기사들은 무언가에 홀린 듯 서로에게 칼을 휘두르며 전투를 벌였고 피를 튀기며 호수의 바닥으로 뛰어들어간다. 기사들은 물론 성직자들마저 정신없어 세이렌의 유혹에 넘어가 그녀에게 달려들지만 모두 호수의 바닥으로 가라앉아 죽음을 맞이할 뿐이었다.
하지만 단 한 명의 기사는 그녀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살아남는다. 귀머거리였던 기사는 세이렌이 내는 유혹의 소리를 듣지 못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으나 겁에 질린 나머지 미친 듯이 도망친다.
단 한 번도 유혹에 실패한 적이 없던 세이렌은 기사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 몸을 숨긴다.
사랑에 빠진 세이렌
기사는 급하게 도망을 가던 중 쓰러져 있는 나무에 머리를 부딪혀 기절하고 자신의 타고 온 말마저 잃는다. 시간이 지나 밤이 되었고 어쩔 수 없이 숲에서 잠을 자고 있던 기사 옆으로 세이렌이 다가온다.
기사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세이렌은 그의 옆에서 함께 잠을 청한다.
아침이 다가와 잠에서 깬 기사는 자신의 옆에 누워있는 세이렌의 모습에 깜짝 놀란다. 기사는 자신의 반응에 놀라 도망치려는 세이렌을 붙잡으려 하지만 온몸을 금 비늘로 장식하고 있는 그녀에 의해 손에 상처를 입는다. 기사는 도망치는 세이렌을 따라 계곡을 미친 듯이 뛰어간다. 열심히 도망치던 세이렌은 이윽고 계곡 한가운데서 멈추어 서서 다시 한번 구애의 춤을 춘다. 둘은 서로에게 다가갔고 기사는 온몸이 비늘로 덮인 세이렌과 고통을 무릅쓰며 사랑을 나누게 된다.
진심으로 기사를 대한 세이렌과는 달리 기사는 그녀의 몸을 두르고 있는 황금 비늘과 보석에 관심이 있었다. 자신에게 안긴 그녀를 향해 공격을 가하는 기사는 세이렌이 기절한 것을 확인한다. 세이렌이 정신을 잃은 사이 기사는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는 황금 비늘과 보석을 모두 벗겨낸다. 원하는 것을 얻은 기사는 피를 흘리며 기절한 세이렌의 몸을 계곡에 던져버리고 다시 길을 떠난다.
하지만 지친 몸으로 무거운 보석까지 들고 있던 기사는 숲에서 길을 잃은 채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기사가 정신을 잃은 사이 계곡과 호수에서는 피가 넘쳐흐르기 시작한다.
탐욕으로 얻은 기쁨의 끝
시간이 지난 후 정신을 차린 기사는 깜짝 놀라게 된다. 자신의 청력이 돌아온 것.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에 기사는 미친 듯 날뛴다. 정신없이 날뛰던 기사가 도착한 곳은 공교롭게도 세이렌을 처음 목격한 죽음의 호수였다. 자신의 청력과 목소리가 돌아왔다는 기쁨도 잠시, 호수 아래에서 황금 비늘이 모두 벗겨져 흉물스럽게 변한 세이렌이 나타난다. 호수의 물은 기사의 청력뿐만이 아니라 죽은 세이렌마저 살려낸 것이었다.
기사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과 자신의 처참한 모습을 확인한 세이렌은 절망이 가득한 노래와 춤을 시작한다. 운명의 장난인 듯 청력을 되찾은 기사는 세이렌의 절망의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되었고 그녀가 있는 호수의 한가운데로 끌려들어 간다. 기사는 살기 위해 미친 듯이 발버둥 쳤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결국 기사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호수의 가장 깊은 곳으로 가라앉아 죽음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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